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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_NBN TV] [기업처벌 공화국] STX ⑤ 한국거래소, 금융위 제도의 구조적 문제로 '무검증·무책임' 상폐 실질 논란... 5만 소액주주의 피끓는 하소연

2026.01.06

[기업처벌 공화국] STX ⑤ 한국거래소, 금융위 제도의 구조적 문제로 '무검증·무책임' 상폐 실질 논란... 5만 소액주주의 피끓는 하소연


- 증선위 처분 뒤 별도 검증 없이 주식 거래정지… ‘기계적 수용’ 관행이 낳은 결과

- 법원 효력정지에도 거래정지는 그대로… 사법 판단을 반영하지 않는 거래소 시스템

- 기업 귀책 아닌데 주식은 묶였다… 피해는 5만 소액주주에게 확산

- 금감원 말만 듣고 판단했다는 지적… 거래소의 재량·책임은 어디에

- 구제 절차는 형식적, 책임은 공중분해… STX 거래정지가 드러낸 거래소 시스템의 한계


한국거래소 정은보 이사장

한국거래소 정은보 이사장


STX 주식 거래정지 사태는 회사의 고의적 위법 행위가 확정돼 내려진 결과라기보다, 금융당국의 판단을 한국거래소가 별도의 검증 없이 기계적으로 수용한 구조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증권선물위원회의 처분 이후 거래소는 자체적인 사실 확인이나 비례성 검토 없이 곧바로 주권매매거래를 정지하며 상장폐지 실질심사에 들어갔고, 이후 발생한 모든 시장 충격과 피해는 기업과 소액주주 그리고 채권자들에게 전가됐다.


◆ 한국거래소, 주식 거래정지 사안에 대한 독자적 검토 시스템 부재 논란


5일 현행 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증선위가 검찰 통보 조치를 의결할 경우 거래소는 이를 주식 거래정지 사유로 삼을 수 있도록 돼 있다. 


문제는 이 조항이 사실상 자동 트리거처럼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식 거래정지라는 중대한 조치임에도 불구하고, 개별 사안의 특수성이나 회계 판단의 쟁점, 회사의 소명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절차는 거의 작동하지 않는다. STX 사례에서 거래소가 독자적으로 사실관계를 검증하거나 판단을 유보한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 결과 제재는 금융당국이 아닌 거래소의 주식 거래정지 결정으로 이뤄졌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5만 명에 달하는 소액주주에게 확산됐다.


◆ 증선위 통보 이후 자동으로 이어지는 주식 거래정지 결정 구조


금융감독원와 증선위의 판단이 내려지는 순간, 거래소의 주식 거래정지 결정이 거의 자동적으로 이어진다.


거래소는 주식 거래정지 이후의 절차에 대해서는 증선위와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판단한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주식 거래정지를 결정하는 시점에서는 어떠한 재량도 행사하지 않는 관행을 유지해 왔다.


STX는 증선위 처분 직후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거래소에 대해서도 실질심사 일정의 연기를 요청했다. 그러나 거래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실질심사를 강행했으며, 결국 약 10개월에 달하는 주식 거래정지를 결정했다. 통상적으로 가능하다고 알려진 약 3주가량의 심사 연장조차 검토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금감원으로부터 전달된 부정적인 의견이 거래소 판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증언도 나온다. 


금감원, 증선위, 거래소는 업무상 긴밀히 연결된 기관으로, 회사의 소명보다는 금감원 담당자의 설명에 의존해 판단이 이뤄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당장의 행정 절차를 처리하는 데 급급한 나머지, 이후 사법부 판단이 어떻게 나올지에 대해서는 사실상 고려하지 않는 구조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 법원이 제재 효력 멈췄지만 주식 거래는 여전히 정지 상태


법원은 STX에 대해 금융당국이 내린 대표이사 해임 권고와 직무정지, 회계장부 및 재무제표 수정 명령의 효력을 본안 판결 선고 이후 30일까지 모두 정지시켰다. 이는 제재의 타당성에 대해 법원이 본격적으로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거래소의 조치는 달라지지 않았다. 주식 거래정지는 그대로 유지됐고, 주식을 사고팔 수 없는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소액주주 약 5만 명이 사실상 자산을 묶인 채 방치됐다. 거래소에는 법원 판단이 나온 이후 이를 자동으로 재검토하거나 재량적으로 반영하는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는다.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행정처분에서는 이겨도 거래는 할 수 없다”는 근본적인 문제 제기가 나오고 있다. 일부 주주들은 금융감독원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이어가며 주식 거래정지 장기화로 인한 생활상의 피해와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릴레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STX 소액주주의 모습


◆ 고의 분식회계 판단 둘러싼 예단에 한국거래소 미검증 논란


금융당국은 STX를 고의 분식회계로 판단했지만, 회사 측은 고의성이 아니라 회계 기준 해석과 판단의 문제라고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회의 과정에서 회사 측은 소액주주 피해와 수출 차질을 호소했으나, 이 같은 발언은 실질적인 논의로 이어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STX에 따르면 조사와 감리 과정에서 금융감독원은 자료 제출 기한을 분 단위로 압박하고, 요청하지 않은 자료는 삭제하겠다는 통보를 했다. 감리위원회 과정에서는 경영진을 향해 ‘거짓말쟁이’라는 표현이 사용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증선위 이의신청 과정에서는 회계 담당자들이 대표이사의 회계 지시가 없었다는 사실확인서를 공증까지 받아 제출했지만, 이후 증선위 의사록에는 금감원 담당자가 이를 허위진술서로 규정한 내용이 기록돼 있다.


일각에선 이처럼 중대한 제재가 내려지는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독립적으로 확인하기보다는 금감원 담당자의 설명에만 의존해 판단이 이뤄졌다면, 거래소의 주식 거래정지 결정 역시 그 전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장기업의 존폐를 좌우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면서 근거를 스스로 검증하지 않는 현재의 구조는 심각한 위험 요소라는 평가다.


◆ 이의신청 해도 최초 증선위 결정 전제한 위원회 개최에 구제제도 실효성 논란


STX 사례는 주식 거래정지 이후 기업과 주주가 실질적으로 구제받을 수 있는 통로가 거의 없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재심 제도는 형식적으로 존재하지만 기존 결론을 뒤집기 어려운 구조로 작동하고 있으며, 실제로 STX 사례에서도 새로운 사실관계와 증거가 제출됐음에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의신청 절차가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최초 증선위 결정을 전제로 한 금융위 과징금 소위원회가 그대로 열렸다는 점 역시 논란이다. 이의신청이 결과를 바꿀 수 있는 실질적 절차인지, 아니면 형식적 장치에 불과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증선위 처분에 대한 소송은 형식적으로는 증선위를 상대로 제기되지만, 실제 소송 대응은 금감원 법무팀이 맡는다. 이로 인해 패소 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고, 기관 간 책임 떠넘기기가 가능해지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 그 결과 금융당국에는 사실상 면책 구조가 작동하고, 기업과 소액주주만 장기간 피해를 떠안는 상황이 반복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STX 사례는 거래소가 금융당국 판단에 기대 자동적으로 작동하는 현재의 주식 거래정지 시스템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며 "법원의 판단이 반영되지 않고, 소액주주 보호 장치도 작동하지 않는 구조가 유지되는 한, 제2의 STX 사태는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에 질의했지만 연락이 닿질 않았다.



2026.01.05 NBN TV 이승익 기자 lsi5997@naver.com

https://www.nbntv.kr/news/articleView.html?idxno=338567